돌아오자마자 향수.
by sebin
모카포트2

어제 모카포트를 사고 하루 종일 두근두근 하다가, 점심을 먹고 깨끗히 씻어 말려둔 포트를 꺼내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보았다.

집 앞에 생뚱맞게 블렌쯔(Blenz)가 생겼는데, 전에 쓰던 커피 메이커로 커피를 만들어 마신다고 거기서 커피를 한 봉지 샀었다. 커피에 대해 잘 알면 브랜드며 산지며 로스팅정도며 그런 것까지 다 알아가면서 사겠지만, 난 그냥 커피를 좋아할 뿐이고 커피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까 그냥 너희 커피 뽑는 원두로 갈아달라고 해서 대략 구천원 어치 한봉지를 사왔었는데. 커피 메이커는 양이가 사무실을 열면서 가져가 버렸고, 집에서 가끔 해먹는 일회용 핸드드립은 너무 보리차 같아서 마시다 말았기 때문에 꽤 오랫동안 커피를 못 마시고 있었다. 우울한 날들이었지.

암튼, 포트 밑에 물을 받고, 거름망에 커피를 가득 붓고, 평소에는 음식 찔 때 쓰는 사발이를 가스렌지 위에 올린 후, 꼭꼭 닫은 모카포트를 사발이 위에 올려 놓았더니, 와 정말 순식간에 구르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새까만 커피가 올라온다. 커피가 좀 오래 되어서 향은 날아가고 없지만, 그래도 아주 잠깐동안 크레마도 생기고 (정말 잠깐-_-; 얘도 아주 순식간에 없어졌다), 그럴 듯한 에스프레소 여섯 잔이 포트에 가득 담긴다.

문제는 내가 에스프레소를 마실 줄 모른다는 거. 결국 우려 낸 에스프레소는 다시 뜨거운 물과 만나 연한 아메리카노가 된다. 그럴 거면 뭐하러 모카포트를 샀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커피메이커나 선무당 핸드드립으로 만든 아메리카노보다는 이쪽이 훨씬 고소하고 부드럽고 잡맛이 없는 느낌. 물론 두번째 샷은 물을 너무 많이 받아서 약간 맹맹해져 버렸지만. 이상한 건, 에스프레소의 경우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커피를 추출해내기 때문에 오히려 카페인이 적다고 했는데, 어째 평소에 하루에 커피 다섯 잔을 마셔도 아무렇지 않던 난 이 커피 한 잔에 가슴이 살짝 두근거리고 있으니- 이건 커피가 아니라 내가 지금 배가 고파서 그런 건가? -_-;

포트 자체에 대해 말하자면 6인용 사이즈라 좀 큰 감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물과 커피를 적게 넣으면 커피가 맹탕이 되더라) 스테인리스 재질이라 디자인도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하고, 안에 고무패킹도 여벌로 2개나 들어 있고, 포트도 너무 금방 식지 않아서 꽤 괜찮은 것 같다. 포트 덕에 커피숍에 덜 가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매번 추출할 때마다 들어가는 커피 양을 보니 원두 사러 더 자주 가게 될 것 같은 예감. 뭐 늘 그렇지.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sebin | 2008/03/31 19:04 | 살아간다는 것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bakku.egloos.com/tb/368346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 다음 페이지 ▶
ⓒ 2005 bakku.egloos.com All rights reserved. | Powered by egloos.com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최근 등록된 트랙백
삿뽀로 비행을 다녀와서..
by 하늘을 걸어다니며 별을..
짜잉뚱 두번째 이야기 : ..
by 가볼래 닷컴
우연히
by 외날개 히요Heeyo
티벳의 복수라
by 중국 생활하면서 이것 저것!
아오먼지에에 또 가다.
by 记忆
모카포트2
by 记忆
중국의 미국 따라 하기
by 일체유심조
베트남 여행⑫ - 호치민..
by 한일커플의 B(秘)급 여행
2007년 4월 25일 이오공감
by 이오공감의 흔적

rss

skin by minimars